경첩 나사가 헛돌 때, 나사 구멍을 어떻게 보강할까? (이쑤시개·다월·긴 나사)

나사가 계속 돈다면, 더 조이기 전에 한번 빼보세요

경첩이 흔들리면 가장 먼저 드라이버부터 찾게 됩니다. 나사가 풀린 거라면 몇 번 조여주면 끝날 일처럼 보이니까요. 그런데 돌릴수록 단단해져야 할 나사가 처음과 똑같은 힘으로 계속 빙빙 돈다면, 그때부터는 얘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괜히 힘을 더 주고 싶어지는 순간이기도 해요. 한 번만 세게 조이면 잡힐 것 같은데, 이런 상태에서는 나사보다 그 나사가 들어가 있던 구멍을 먼저 보는 편이 낫습니다.

나사는 주변 나무를 파고들면서 버티는데, 오래 움직인 경첩이나 여러 번 풀었다 조인 자리에서는 구멍 안쪽의 목재가 조금씩 닳을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나사 자체는 멀쩡한데 잡을 나무가 없어져서 계속 헛돌게 되죠.

경첩 나사가 헛돌아 넓어진 나사 구멍

나사를 뺐을 때 구멍 모양이 어느 정도 남아 있고 살짝 헐거운 정도라면 간단한 보강부터 해볼 만합니다. 반대로 구멍이 눈에 띄게 커졌거나 주변 나무까지 부서져 있다면, 이쑤시개 몇 개로 버티기보다 처음부터 방법을 한 단계 올리는 게 낫구요.

이쑤시개 보강

구멍이 조금 넓어진 정도라면 이쑤시개나 얇은 나무 조각을 써볼 수 있습니다. 처음 들으면 임시방편 같지만, 원리는 꽤 단순해요. 비어 있는 공간에 다시 나무를 채워 넣어서 나사산이 물고 갈 자리를 만들어주는 방식입니다.


이쑤시개와 목공용 접착제로 경첩 나사 구멍을 보강하는 구조


나사를 빼고 구멍 안쪽의 느슨한 부스러기를 정리한 뒤, 목공용 접착제를 묻힌 이쑤시개나 얇은 목재 조각을 넣어주세요. 밖으로 튀어나온 부분은 표면에 맞춰 잘라내고, 접착제가 충분히 굳은 뒤 나사를 다시 넣으면 됩니다.

여기서 욕심내서 구멍을 나무 조각으로 꽉 막을 필요는 없습니다. 필요한 건 나사가 다시 물릴 만큼의 목재이지, 구멍 전체를 빈틈없이 채우는 일이 아니거든요. 너무 많이 욱여넣으면 오히려 나사가 들어갈 자리가 애매해질 수 있습니다.

다시 나사를 조일 때는 전동드라이버로 끝까지 밀어 넣기보다 마지막은 손으로 확인해보는 편이 좋습니다. 이전에는 아무 저항 없이 돌던 나사가 어느 순간부터 묵직하게 잡히기 시작하는데, 경첩 판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붙었다면 거기서 멈추면 돼요.

이미 잡힌 나사를 한 번 더 세게 조이다가 새로 만든 자리까지 다시 헐겁게 만드는 건 아까운 일이니까요.

다월 보강

이쑤시개 보강이 애매해지는 순간도 있습니다. 나사를 빼보니 구멍이 제법 크게 벌어져 있거나, 예전에 한번 메웠던 자리인데 또 풀렸다면 작은 조각을 계속 추가하는 방식으로는 마음이 놓이지 않죠.

이럴 때는 ‘빈틈을 채운다’보다 ‘나사가 들어갈 나무를 새로 만든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목재 다월을 이용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어요.

목재 다월로 손상된 경첩 나사 구멍을 보강하는 과정

흐트러진 기존 구멍을 다월에 맞게 정리하고, 목공용 접착제를 묻힌 다월을 넣습니다. 접착제가 제대로 굳으면 튀어나온 부분을 평평하게 다듬은 뒤 새 목재의 중심에 파일럿 홀을 내고 경첩을 다시 달면 됩니다.

이쑤시개와 다월은 비슷한 재료를 쓰지만 쓰임은 꽤 다릅니다. 아직 구멍 형태가 살아 있다면 이쑤시개 보강으로 충분할 수 있지만, 이미 안쪽이 많이 무너졌다면 다월로 새 자리를 만드는 쪽이 훨씬 깔끔합니다.

실제로 간단한 보강이 오래 버티지 못해 다시 풀리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손상이 작은데 처음부터 큰 구멍을 뚫어 다월 작업까지 할 필요도 없습니다. 구멍 상태를 보고 필요한 만큼만 수리하는 게 제일 편합니다.

긴 나사 사용

여기쯤 오면 “그냥 더 긴 나사를 쓰면 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실제로 문틀 쪽 경첩에서는 긴 나사가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어요. 다만 이쑤시개나 다월과 같은 방식의 수리는 아닙니다.

이쑤시개와 다월이 망가진 구멍 자체를 다시 만드는 방법이라면, 긴 나사는 그보다 더 깊은 곳의 멀쩡한 목재를 잡는 방법입니다. 문틀 뒤쪽의 구조목까지 나사가 닿는 자리라면 고정력이 좋아질 수 있죠.

그래서 길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닙니다. 뒤쪽에 실제로 잡을 목재가 있는지 먼저 봐야 하고, 나사 머리도 경첩 판의 오목한 자리에 제대로 들어가는 크기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길이만 보고 큰 나사로 바꿨다가 머리가 경첩 판 위로 튀어나오면 문을 닫을 때 반대쪽 경첩과 닿을 수 있습니다. 또 파일럿 홀을 너무 깊고 크게 뚫어버리면, 정작 긴 나사가 물어야 할 안쪽 목재까지 미리 깎아내는 셈이 되고요.

구멍만 메우면 안 되는 상태도 있습니다

나사를 빼놓은 김에 주변 목재도 같이 보는 게 좋습니다. 구멍만 조금 헐거운 거라면 지금까지 방법으로 충분히 방향이 잡히지만, 나사 옆으로 문틀이 길게 갈라져 있거나 나무 조각 자체가 움직인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그런 상태에서 이쑤시개를 넣고 나사만 다시 조이면, 망가진 바탕 위에 경첩을 다시 매다는 셈이에요. 먼저 갈라진 목재를 제대로 붙이고 고정한 뒤 경첩을 잡아야 합니다.

경첩 판이 휘었거나 핀 쪽에 큰 유격이 생긴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사 구멍을 아무리 잘 보강해도 경첩 자체가 틀어져 있다면 문은 계속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헛도는 나사를 만났을 때 처음부터 방법을 하나 정해놓을 필요는 없습니다. 나사를 한번 빼서 상태를 보고, 조금 헐거우면 이쑤시개로 보강해보세요. 많이 망가졌다면 다월로 새 자리를 만들고, 문틀 뒤쪽의 멀쩡한 목재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때 긴 나사를 검토하면 됩니다.

계속 헛도는데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보다, 지금 그 나사가 무엇을 물고 있는지부터 보는 쪽이 훨씬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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