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대 수전에서 물이 샐 때, 어디부터 봐야 할까? (헤드·호스·카트리지·교체)
싱크대 아래가 젖어 있으면 처음엔 배수구 쪽부터 보게 됩니다. 물이 아래에 고여 있으니 당연히 아래에서 새는 것 같거든요.
그런데 닦아놓고 다시 물을 틀어보면 이야기가 달라질 때가 있어요. 수전 헤드 연결부에서 맺힌 물이 호스를 타고 내려오기도 하고, 손잡이 안쪽에서 시작된 물이 본체를 따라 흐르기도 합니다. 보이는 곳과 실제로 새기 시작한 곳이 다를 수 있다는 얘기예요.
물이 샌다고 바로 수전을 통째로 바꾸기보다, 먼저 어디에서 새는지부터 찾는 게 순서입니다.
물샘 위치 · 헤드·호스 · 카트리지 · 싱크대 아래 · 수리·교체 · 작업 중단 기준
물샘 위치 확인
먼저 주변 물기를 마른 수건으로 싹 닦아보세요. 젖어 있는 상태에서 찾으려 하면 새로 나온 물인지, 전에 흘러 있던 물인지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다음 한 번에 이것저것 만지지 말고 동작을 나눠서 봅니다. 수전을 잠가 둔 상태, 물을 틀었을 때, 헤드를 당겨 쓸 때, 싱크볼의 물을 배수할 때를 따로 보면 범위가 꽤 빨리 줄어요. 연결부마다 키친타월이나 휴지를 대 두면 작은 물방울도 찾기 쉽고요.
- 잠근 뒤 잠깐 떨어지고 멈추는 게 아니라 수전 끝에서 계속 똑똑 떨어진다 → 카트리지 쪽을 먼저 봅니다.
- 물을 틀 때 헤드나 호스 연결부에서만 맺힌다 → 패킹(오링)이나 호스 연결 상태를 봅니다.
- 아무것도 쓰지 않아도 싱크대 아래가 젖는다 → 급수호스·연결부·앵글밸브 쪽을 확인합니다.
- 싱크볼의 물을 내려보낼 때만 젖는다 → 수전보다 배수구·트랩 쪽 문제일 가능성이 큽니다.
마지막 경우는 이 글의 수전 수리 범위와 조금 달라요. 배수할 때만 새는 게 확인됐다면 수전을 분해하기보다 배수 쪽을 먼저 보는 편이 낫습니다.
헤드·호스 연결부
인출식 수전이라면 헤드와 호스가 만나는 부분부터 손으로 만져보세요. 물을 틀었을 때 연결부 주변에만 물방울이 생기면 안쪽 패킹이 제 역할을 못 하거나 체결이 풀린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겉에서는 멀쩡해 보여도 물이 호스 바깥을 타고 아래로 흐르면 하부장에서는 전혀 다른 곳에서 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해요. 아래쪽 너트부터 조이기 전에 헤드 쪽을 먼저 닦고 다시 확인하는 이유가 이겁니다.
패킹만 따로 바꿀 수 있는 구조라면 부품 교체로 끝낼 수 있고, 호스 자체가 갈라졌거나 안쪽 연결부가 손상됐다면 호스를 바꾸는 쪽을 봐야 합니다. 이때 욕실 샤워호스처럼 아무 제품이나 맞는다고 생각하면 곤란해요. 헤드가 수전 몸체에 들어가는 모양과 하부 연결 방식이 제품마다 달라서 기존 수전과 맞는 규격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카트리지 확인
손잡이를 완전히 잠갔는데도 수전 끝에서 물이 계속 떨어지거나 손잡이 아래쪽으로 물이 배어나온다면 내부 카트리지와 패킹을 확인할 차례입니다. 카트리지는 손잡이 안쪽에서 물을 열고 닫는 부품이라, 마모되거나 제대로 밀폐되지 않으면 잠근 뒤에도 물이 이어질 수 있어요.
여기서 많이 막힙니다. 검색해보면 “카트리지만 갈면 된다”는 설명이 많아서 부품부터 사기 쉬운데, 막상 손잡이를 열어보면 예상한 구조와 다르거나 카트리지를 따로 빼기 어려운 제품도 있어요. 규격도 하나로 통일된 게 아니고요.
부품부터 사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직접 교체해볼 생각이라면 먼저 싱크대 아래 냉수·온수 앵글밸브를 잠그고, 수전을 열어 물 공급이 끊겼는지 확인하세요. 그다음 손잡이 고정나사와 덮개 구조를 보고 카트리지까지 접근할 수 있는지부터 봅니다.
기존 카트리지를 빼낼 수 있다면 제조사와 모델, 모양과 규격을 맞춰 새 부품을 준비하면 됩니다. 반대로 덮개가 심하게 고착돼 있거나 억지로 힘을 줘야만 풀릴 것 같다면 여기서 멈추는 편이 나아요. 카트리지 하나 바꾸려다 수전 몸체나 나사산까지 망가뜨리면 일이 더 커집니다.
싱크대 아래 연결부
위쪽이 마른데 하부장만 젖는다면 급수호스와 연결 너트, 냉·온수 앵글밸브를 차례로 봅니다. 이쪽은 좁고 어두워서 눈으로만 보면 물 시작점을 놓치기 쉬워요. 마른 휴지를 연결부 아래에 대고 한 군데씩 확인하면 훨씬 찾기 편합니다.
물을 쓰지 않아도 밸브나 급수호스 연결부에서 계속 맺힌다면 급수 쪽에서 새는지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수전을 사용할 때만 젖는다면 인출 호스나 위쪽 수전에서 흘러내린 물인지도 같이 보세요. 아래가 젖었다고 하부 너트가 원인이라고 바로 단정하면 엉뚱한 곳을 조이게 됩니다.
연결 너트가 조금 풀린 정도라면 다시 제대로 조여서 잡히기도 하지만, 무조건 세게 조이는 건 피하세요. 패킹이 틀어지거나 나사산이 손상되면 오히려 누수가 커질 수 있습니다.
부분수리와 전체 교체
누수 위치가 분명하고 교체할 부품을 정확히 찾을 수 있다면 부분수리부터 보는 게 낫습니다. 헤드 패킹, 맞는 규격의 호스, 교체 가능한 카트리지처럼 원인이 한 군데로 좁혀졌다면 수전 전체를 뜯을 이유가 없어요.
본체에 금이 가거나 부식이 심하고, 여러 군데에서 동시에 새거나, 카트리지 규격을 찾을 수 없고 분리도 어려운 구조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오래된 수전에서 연결부와 호스까지 함께 상태가 좋지 않다면 하나씩 부품을 바꾸는 것보다 전체 교체가 깔끔할 수 있고요.
물방울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교체를 정하지 말고, 새는 위치와 부품을 구할 수 있는지까지 보고 결정하면 됩니다.
작업을 멈춰야 하는 경우
앵글밸브를 잠갔는데도 물이 계속 나오거나, 밸브 자체에서 새기 시작한다면 더 분해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벽 안쪽 배관에서 물이 올라오거나 심한 부식이 보일 때, 닦고 확인해도 시작점을 찾지 못한 채 계속 젖는 경우도 직접 손볼 범위를 넘어갑니다.
싱크대 아래 멀티탭이나 전기기기가 젖어 있다면 수전부터 만지지 말고 작업을 중단하세요. 물과 전기가 같이 있는 상황은 누수 원인 찾기보다 안전 확보가 먼저입니다.
수전 누수는 작은 패킹 하나에서 끝날 때도 있고, 아래쪽에 물이 고였다는 이유만으로 수전 문제라고 생각했다가 배수 쪽에서 원인을 찾는 경우도 있습니다. 처음부터 큰 공사를 생각하기보다 물기를 닦고, 언제 어디서 다시 젖는지 보는 것. 그 한 번의 확인이 수리 범위를 가장 많이 줄여줍니다.